장안제일교회 전봉운 원로목사님 11주기 추모 설교/(방석기목사)
예수님의 흔적을 가진 사람
갈라디아서6:17
“이후로는 누구든지 나를 괴롭게 하지 말라 내가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지니고 있노라”
“아름다운 사람은 머물다 간 자리도 아름답습니다”라는 글귀를 고속도로 휴게소 그 어디서 많이 읽어본 적이 있지요? 그렇습니다. 사람은 세상을 살다가 떠날 때 반드시 흔적을 남깁니다. 그런데 아름다운 흔적도 있고, 추한 흔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에서 말하는 “흔적” 이란 헬라어로 “스티그마”입니다. 이것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표시를 의미합니다. 옛날에 노예나 짐승 등을 자기 소유 표시를 하기 위하여 불로 지졌습니다. 그래서 죽을 때까지 지워지지 않는 표시가 되었습니다. 바울 사도는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만나고 난 이후 그의 삶이 변화되었습니다. 그저 형식적인 믿음 생활의 모양만 내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성령으로 사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본문 갈라디아서 6:17에 이렇게 고백합니다. “이후로는 누구든지 나를 괴롭게 하지 말라 내가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지니고 있노라” 어떤 신비주의자들은 이 “흔적”을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의 상처가 그대로 바울에게도 생긴 것이라고 말합니다. 성 프란시스 같은 분은 실제로 이런 식의 거룩한 흔적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본문 말씀에서 바울 사도가 말한 “예수님의 흔적” 은 복음을 전파하는 가운데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말미암아 얻게 된 수많은 고난의 흔적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고린도후서11:22-27에 보면, 수많은 육체적 고난으로 인하여 실제로 남겨진 박해의 상처들을 뜻하며,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한 삶의 실천적 의미로서 수많은 고난에 동참하였음과 고난과 박해 속에서도 끝까지 예수님을 따랐다는 사실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흔적을 말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울이 예수님을 위해 고난을 받았다는 그런 뜻보다는 여기에서 예수님의 흔적은 바울의 소유권이 오직 예수님에게 있음을 표시하는 거룩한 증표로서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자세로 살아간 바울 사도에게는 예수님의 흔적은 나중에 바울을 위대한 사도가 되게 했던 것입니다. 그는 복음을 전한다는 이유로 억울한 누명을 쓰고 옥중에 갇혀 있을 때도, 귀중한 옥중서신(에베소서, 빌립보서, 빌레몬서, 골로새서)를 썼습니다. 그런데 바울은 서신서마다 “예수 그리스도의 종 된 나 바울은”이라는 말로 시작하는 것을 봅니다. 예수님의 흔적을 지닌, 즉 예수님의 낙인이 찍힌 그 노예, 그 종이 바로 자신, 바울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지니고 있노라” 말합니다. 모든 자유와 권리를 박탈당한 상태에서도 “기뻐하라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라고 호소했습니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위기의 때에도 “소망을 가지라”, “용서하라” 라고 말했습니다. 그가 처한 상황이 그의 외침을 더욱 힘 있게 했습니다. 바울 사도는 이러한 흔적을 갖고 담대하게 선언합니다. “내가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갖고 있으니 이후로는 누구든지 나를 괴롭게 하지 말라” 바울 사도는 더는 자신을 괴롭게 하지 말라고 합니다. 실상 바울 사도는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많은 괴로움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괴롭다”는 뜻에 원문의 “코푸스” 라는 단어 자체에는 바울 사도의 고통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복음 전하는 중에 맞고, 채찍에 맞고, 강도당하고, 거친 풍랑 가운데 파선의 어려움과 박해의 고난 등 수 없는 괴로움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갈라디아교회들이 더는 아무도 자신의 사도권에 대해서 의심하지 말라는 의미가 들어 있습니다. 바울은 자신의 권위에 대해 의심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바울이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근거는 자기 몸에 예수의 흔적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흔적은 그가 예수 그리스도의 충성된 종, 영적 군사, 그리고 사도임을 표시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 각자는 과연 예수님의 흔적이 있는가?를 한번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사실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예수님의 흔적이 있어야 합니다. 평생 하나님이 주신 흔적을 가지고, 예수님을 생각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매일 같이 “나는 예수님께 속한 사람이다”라는 흔적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입니다. 당시 로마가 지배하던 세상에서는 흔적이 새겨지는 순간은 인권이 완전히 박탈당하는 순간이요, 내 자존심과 존재가 없어지는 순간입니다. 하지만 바울 사도는 “십자가 외에 자랑할 것이 없다”고 말함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흔적”을 오히려 자랑하고 있습니다. 사실 성도에게 있어서 예수 그리스도의 흔적은 최대의 신앙고백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흔적을 가졌다는 것은 “예수님이 나의 주(主)”라는 신앙고백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나는 예수님의 종이요, 나는 예수님의 소유요, 그래서 사나 죽으나 주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말씀을 준비하면서 바울 사도를 조금이라도 흉내 내면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당시 사도들처럼 온갖 고난과 핍박 속에서도 믿음을 지킨 그런 흔적은 남기지 못할지라도, “무릎 꿇고 기도한 흔적”은 있어야 하지 않는가? 얼굴에는 그래도 “눈물의 흔적”이 있어야 하지 않는가? 더구나 우리의 손에 “열심히 교회에 충성한 흔적”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는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만약에 죄짓고 살면서 부끄러운 흔적만 남기는 사람이 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하루하루 예수님을 믿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예수님의 흔적은 없고, 욕심의 흔적만 남겨져 있다면, 예수님은 마음은 얼마나 아파하실 것인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오래 하면 자연스럽게 우리의 몸에 흔적이 남기 마련입니다. 우리도 때로는 믿음의 자리를 지키기 힘들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오늘 이 말씀을 준비하면서 1971년부터 2002년까지 31년 동안, 장안제일교회를 목회하시다가 은퇴하여 원로목사님으로 추대받으시고, 이미 11년 전인 7월 17일에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천국에 계신 전봉운 목사님을 생각해 봅니다. 전봉운 목사님은 평북노회의 큰 어르신이셨습니다. 전봉운 목사님은 예수님의 흔적을 가진 분이셨습니다. 제가 34년 전 1985년 평북노회에서 들어와서 23년 동안 전봉운 목사님과 함께 노회 각부서는 물론 남북한선교통일위원회, 국제복음전도회, 이북노회협의회에서 일할 때, 누구보다도 가까이에서 모시고 있었습니다. 전봉운 목사님께서는 언제나 열정을 가지시고 교회를 섬겼습니다. 찬송을 부르실 때도 열정으로 부르셨습니다. 누구보다도 책임감이 강하셨습니다. 교회에서도 물론이거니와 노회에서 함께 일하는 회원이 실수와 잘못을 하면 전봉운 목사님은 괜찮다고 하시면서 언제나 그 책임을 본인의 탓으로 돌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핑계하지 아니하시고 손수 책임을 지셨습니다. 교회에서나 노회에서 회원이 물질적인 손해를 입혔으면 전봉운 목사님 개인이 물질로 그 손해액을 대신 보상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한번은 미국에서 선교대회를 할 때, 전봉운 목사님과 함께 참석하여, 목사님과 함께 한 숙소를 쓰게 되었는데, 말씀하실 때마다 교인들 걱정, 교회를 걱정하셨습니다. 그리고 일찍 일어나 숙소 의자에 앉아 장안제일교회 성도들의 이름을 불러가면서 혼자 새벽 시간에 기도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선교대회를 마치고 잠시 구경한다고 버스를 타고 관광지로 가는 동안, 회원 중에 한 사람이 속상한 일이 있었는지, 당시 선교회 회장이신 전봉은 목사님에게 큰소리로 자기 불만을 거칠게 쏟아냈습니다. 그래도 목사님은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고, 하나님께 영광 가린다고 묵묵히 기도하면서 참으셨습니다. 사람들이 차에서 내려서 한참 구경하는 동안 저는 물건을 가지려고 잠시 버스 안에 들어가는데, 그때까지 목사님은 홀로 버스에 남아 계속 기도하고 계셨습니다. 그때 저는 전봉운 목사님의 눈물을 처음 보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전봉운 목사님은 한 번도 핑계 대거나 다른 사람 탓하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언제나 평북 노회를 사랑하셨지만, 본인이 시무하시던 장안제일교회를 너무나도 사랑하셨습니다. 어느 목사님이 자기 교회를 사랑하지 않는 목회자가 있겠냐고 물으시겠지만, 전봉운 목사님은 특별히 교회에 대하여, 교인들에 대하여 한 번도 불평하거나 나쁘게 말하는 일이 없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제가 맨 처음 전도사 고시를 장안제일교회서 시험을 보는데, 그때는 장안제일교회가 옛날 구건물이었습니다. 교회를 찾아오는데, 도로들은 대부분 포장이 덜된 곳이 많아서 구두에 흙이 많이 묻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시고 웃으시면서 전봉운 목사님과 나선철 목사님이 면접하시는데, 앞으로 목사가 되면 구두에 흙이 지금보다 더 많이 묻게 될 것이라는 말이 지금까지도 생각납니다. 옛말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죽어서 예수님의 흔적을 남겨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생을 30년 사느냐, 100년 사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인생을 살다가 갔을 때, 그 사람이 남긴 흔적이 무엇인가가 중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흔적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마음속에 남겨지는 것입니다. 전봉운 목사님은 이 세대에 후세들에게 본이 될만한 주님의 흔적을 가지신 분이셨습니다. 요즘처럼 노회에서나 교회 안에 소명의식과 질서가 흔들리고 있을 때, 전봉운 목사님 같으신 분이 사뭇 그리워집니다. 누구보다도 예수님을 사랑하고, 교회와 교인을 사랑하고, 후배들을 잘 이끌어 주셨던 전봉운 목사님을 추모하면서, 이제 목사님이 섬기셨던 장안제일교회와 전봉운 목사님의 자녀 후손들에게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평강이 충만하시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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